머리카락도 가을 낙엽처럼 우수수?
작성자 ㅣ 관리자 등록일 ㅣ 2009-09-24 조회수 ㅣ 1913

다가오는 추석 명절이 두려운 사람은 나이 많은 노총각, 노처녀들 뿐만이 아니다.
20대 초반임에도 앞머리에서 M자형 탈모가 시작돼 서른을 훌쩍 넘겨 보인다거나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정수리까지 훤히 벗겨진 30대 중반 남성 등 탈모 환자들도 명절이 두렵긴 마찬가지다. 또 산후 탈모가 자연 치유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이라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원형탈모증이 생기는 등 보이지 않는 탈모로 속앓이를 하는 여성들도 많다.

가을은 평소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계절이다. 정상인의 경우 하루 평균 80~100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빠지는데 가을에는 이보다 1.5배 정도 더 많은 머리카락이 빠진다. 정상인이라면 별 문제가 아니겠지만 탈모 환자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가을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호르몬의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계절에 따라 분비량이 달라지는 호르몬은 날씨 변화가 큰 환절기인 봄과 가을에 특히 많이 분비된다. 겨울에 비해 일조량이 증가하는 봄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그리고 여름에 비해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에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증가한다. 가을에 많아지는 테스토스테론이 인체 내 효소와 작용하면서 탈모를 유발하는 DHT로 전환돼 단백질 합성을 지연시키고, 이로 이해 모발의 성장에 필요한 단백질이 부족해져 탈모가 시작되는 것이다.

최근 여성 탈모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호르몬의 작용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무리한 다이어트, 잦은 퍼머와 염색 등 여성 탈모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최근 많아진 스트레스성 탈모는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남성호르몬의 생성이 늘어나 모낭에서 단백질 합성이 저해돼 탈모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제 여성들도 더 이상 탈모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탈모는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유전형 탈모라 하더라도 탈모의 급속한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대표적인 남성형 탈모증인 유전형 안드로겐 탈모증은 빠르면 10대 후반부터도 시작될 수 있고, 진행 속도가 급격해질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빠진 머리카락을 다시 나게 하는 약제나 치료법은 아직까지 개발된 것이 없으므로 우선은 탈모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성형 탈모증의 경우 탈모를 억제시키는 1차적인 방법으로는 경구용 약제를 복용하는 것이 있고, 증상이 심해지면 관리적인 치료를 함께 병용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유념할 것은 경구용 약제의 경우 복용 기간에는 탈모 억제 효과가 뛰어나지만 복용을 중단하면 탈모가 다시 진행된다는 점이다.

관리적인 치료인 메조테라피는 탈모 예방과 발모 촉진에 효과가 있는 미세 혈액순환 개선제, 비타민 혼합제재, 발모 촉진제 등 4~5가지가 혼합된 약물을 두피에 직접 주사해 1회에 수십~수백 곳에 주사를 하는 방식이다. 주사시 미세침이 달린 메조건을 사용하므로 통증은 거의 없다.

남성형 탈모와 달리 여성형 탈모에는 경구용 약제와 관리적인 치료를 병용해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성형 탈모와 함께 스트레스성 탈모증, 원형 탈모증 등에는 프락셔널 레이저를 이용한 헤어 모자이크 시술이 효과가 좋은 편이다. 강력한 레이저빔으로 두피 속의 모낭세포를 직접 자극해 모낭 주위의 세포 재생을 촉진시키고 정상 머리카락의 손상 없이 휴지기 단계의 모발을 성장기 단계로 전환시켜 주는 치료법이다. 특히 체내 호르몬 변화를 일으키지 않아 약 복용이 어려운 여성 탈모 환자들에게 적합하다.

탈모는 일단 시작되면 그 어떤 피부 질환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 유전형 탈모는 완전한 치유가 어렵다 하더라도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탈모의 진행을 억제시킬 수 있고, 스트레스성 탈모나 여성형 탈모도 평소의 청결한 두피 관리, 퍼머나 염색약, 스타일링 제품의 사용 자제 등 소소한 몇 가지만 신경 써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탈모가 ‘나’를 찾아오기 전에 평소에 ‘나’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 보자.

글; 홍남수원장 (듀오피부과, 피부과전문의, 의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