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지나친 작은 점이 피부암일 수도?”
작성자 ㅣ 관리자 등록일 ㅣ 2009-01-08 조회수 ㅣ 3055

기축년 소띠 해가 밝았다. 여느 신년처럼 올해도 사주카페나 점(占)집이 북새통이라고 한다. 아니,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점집을 찾는다니 불황의 골이 깊기는 깊은 모양이다. 점괘가 좋다고 해서 현실이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을 텐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작은 데서라도 위안을 받고 싶은 심리들일 게다. 올해는 일이 잘 풀린다거나, 취직을 한다거나, 배우자를 만난다거나 하는 등의 얘기를 듣는다면 ‘맞는 점괘’인지 ‘뻔한 거짓말’인지는 몰라도 일단 기분은 좋지 않나.

이런 심리가 점을 빼려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꽁꽁 묶어버린 것일까. 올해는 전과 달리 점을 빼러 피부과를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예년 같으면 설날이나 추석, 휴가 시즌 등 연휴만 되면 어김없이 대기실이 북적북적했는데 최근 몇 달새 점을 빼러 오는 환자가 20% 정도 줄었다. 다가오는 설 연휴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듯싶다.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굳이 미용을 위해 점을 빼느니 그저 ‘복점’이려니 생각하고 일단 점 빼는 것은 뒤로 미루는 사람들이 많아서인 듯하다.

관상학적으로 콧망울 끝에서 입술 옆으로 흐르는 부위 또는 오른쪽 눈썹 아래에 있는 점은 부자가 되는 점, 마릴린 먼로 같은 입술 위 점은 사교점, 귓불과 눈썹 안쪽의 점은 총명점이라고 한다. 관상학자들의 말대로 실제로 이러한 점들이 ‘복점’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피부과 전문의 입장에서 보면 점, 특히 얼굴의 점은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된다. 미용 측면에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얼굴에 나는 점들 중에 피부암으로 진전되는 점이나 검버섯(정확히는 점도 아니고 검버섯도 아니지만)이 숨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평소에 없던 점이 갑자기 생겼다면 피부암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물론 피부암은 우리나라에서 발병률이 높지 않고 종류에 따라 치료도 잘 되는 편이지만 적절한 치료시점을 놓치면 사망에 이르는 피부암도 있다. 피부암뿐만 아니라 붉은 색을 띄는 붉은 점도 모세혈관 질환의 일종이다. 이러한 점들은 신속하게 제거해야 2차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점은 일반 점이든 붉은 점이든 레이저로 간단히 치료가 가능하다. 일반적인 검은 점은 20분 정도 마취약을 바른 후 레이저로 통증 없이, 그리고 붉은 점은 피부 속 모세혈관만 선택적으로 없애주는 레이저로 간단히 제거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당부할 점은 섣불리 민간요법으로 점을 빼려고 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간혹 빙초산이나 밀가루를 이용해 점을 뺄 수 있다는 말만 믿고 집에서 무리하게 점을 빼려다 오히려 피부가 더 심하게 손상돼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있다. 운이 좋아 별다른 흉터가 남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잘못된 민간요법은 피부를 더 상하게 하고, 피부 알레르기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새해를 맞아 사주카페나 점집으로만 발길을 돌릴 것이 아니라 내 얼굴의 점에도 눈길을 돌려보는 것이 어떨까.

글; 홍남수 원장 (듀오피부과, 피부과전문의, 의학박사)